국내 이통 3사가 내년 하반기부터 통합 앱스토어 서비스를 시작한다고 한다.
통합 앱스토어는 내년 초 시범 운영을 거쳐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상용 서비스를
시작한다고 한다. 별도의 플랫폼을 단말기에 내장하는 방식으로 선보일 예정이며,
구글 안드로이드, 마이크로소프트 윈도우폰, 삼성전자 바다 등의 운영체제를 지원할
방침이라고 한다.
통합 앱스토어 서비스를 하게 되면 각 사업자별로 이루어지던 애플리케이션의 등록/인증/검수
등의 창구가 통합 앱스토어로 단일화 될 것이다. 각 이통사는 통합 앱스토어에 구비된
애플리케이션을 자사의 앱스토어(T스토어, Show스토어, OZ스토어)를 통해 유통하는
방식으로 운영을 할 것이다.
이번에 이통사들이 통합 앱스토어 구축 방안에 합의한 것은 국내 이통사들이 한 데 뭉쳐
‘규모의 경제’를 구축하고 애플, 구글 등 해외 플랫폼 업체에 빼앗긴 기존 모바일 산업의 주도권을
회복하기 위한 움직임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통합 앱스토어가 성공적으로 자리를 잡기까지 넘어야 할 문제가 한 두 가지가 아니다.
앞으로 통합 앱스토어가 마주치게 될 암초를 네 가지로 추려 봤다.
홀세일 앱 커뮤니티(Wholesale App Community)가 성공할 수 있을까
통합 앱스토어는 그 뼈대부터 전세계 24개 이통사가 추진하는 ‘홀세일 앱 커뮤니티’(이하 WAC)와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
이통 3사와 방통위는 WAC에서 논의되고 있는 표준 플랫폼과 API를 통합 앱스토어에서 미리 채택해 전세계적인 WAC 출범에 앞서 한국판 WAC을 선보이겠다는 계획이다. 이렇게 쌓은 경험을 바탕으로 WAC 출범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수행하겠다는 것.
이러한 전략은 WAC이 성공적으로 구축될 경우 큰 탄력을 받을 수 있지만, 반대로 WAC 출범이 무산된다면 상당한 타격이 불가피하다.
결국 관건은 과연 WAC이 성공적으로 구축될 것인가 하는 점이다. 방통위와 국내 이통사들은 WAC 출범에 자신감을 보이고 있지만, 많은 전문가와 시장조사기관들은 고개를 갸웃거린다.
전문가들이 비관적인 주요 원인은 사공이 수십명이나 된다는 점과 출시 시기가 이미 너무 늦었다는 것이다. WAC는 빨라도 2011년에나 선보일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 때는 이미 애플, 구글, MS 등 플랫폼 사업자가 애플리케이션 시장을 장악하고도 남는 시간이다.
그런데 WAC은 지난 2월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10에서 커다란 밑그림만 던져놓은 채 제자리 걸음만 하고 있다.
‘윈도우 폰 7′을 지원할 수 있을 것인가
마이크로소프트(MS)의 윈도우 폰 OS는 글로벌 시장에서 점유율이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지만 국내에서는 삼성의 ‘옴니아’ 시리즈의 선전에 힘입어 여전히 가장 높은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 윈도우 폰 6.1과 6.5버전의 경우 MS의 윈도우 마켓플레이스 외에도 여러 서드파티 애플리케이션 마켓을 지원하고 있어 통합 앱스토어에서 지원하는 데에도 큰 어려움이 없을 전망이다.
그러나 통합 앱스토어가 출범할 내년 하반기, MS의 주력 모바일 OS는 윈도우 폰 7이 될 것이다. MS는 윈도우 폰 7부터 자사의 윈도우 마켓 플레이스를 통해서만 애플리케이션을 유통하겠다고 공언한 상황. 이렇게 되면 통합 앱스토어에서 윈도우 폰 7을 지원할 수 없게된다.
계획 단계에서부터 제외된 애플 아이폰은 차치하더라도, 통합 앱스토어에서 윈도우 폰 7마저 지원하지 못하게 될 경우 자칫 통합 앱스토어가 또 다른 한국판 안드로이드 마켓으로 전락하게 된다. 이렇게 되면 하나의 앱스토어에서 다양한 운영체제를 지원한다는 통합 앱스토어의 장점도 유명무실해 질 것이다.
물론 윈도우 폰 7이 국내에서 별다른 호응을 불러일으키지 못하거나 ‘바다’ OS가 대박을 친다면 상황은 달라질 수 있다. 그러나 지금까지 공개된 윈도우 폰 7의 컨셉은 국내시장에서 선두를 유지하고 있는 윈도우 폰 6 시리즈와 차원이 다른 모습을 모여줬으며, 바다 OS의 미래는 여전히 안개 속에 가려있다.
개발자에게 매력적인 시장이 될 것인가
WAC의 성공여부는 통합 앱스토어의 개발자 확보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WAC가 통합 앱스토어의 해외 진출 창구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WAC가 성공적으로 자리잡기 전까지, 통합 앱스토어는 국내 이통 3사에 국한된 시장이다. 더 엄밀하게 말하자면 아이폰을(그리고 어쩌면 윈도우폰 7도) 제외한 시장이라고 봐야 할 것이다.
윈도우 폰 7을 지원할 수 없게 되고, WAC 구축이 지연되거나 무산될 경우 통합 앱스토어의 경쟁력은 큰 타격을 받게 될 것이다. 개발자의 입장에서는 이통 3사의 기존 앱스토어가 그대로 운영되는 만큼 차라리 안드로이드 애플리케이션을 만들어 이통사의 앱스토어와 글로벌 안드로이드마켓에 동시에 올리는 것이 차라리 나을 수 있다.
통합 앱스토어가 얼마나 완성도 높은 플랫폼과 편리한 개발환경을 제공할 것인가, 개발자와 어떤 비율로 수익을 분배할 것인가 하는 것도 관심거리다. 그러나 이 부분은 조금 더 지켜봐야 할 듯 하다. 수익 분배와 관련해서 아직까지 구체화된 내용은 없다. 또한 WAC의 표준 플랫폼과 API를 채택하겠다고 밝혔지만, 사실 WAC의 표준 플랫폼도 아직 논의 단계에 머무르고 있어 실체를 파악하기 어렵다.
위피 의무화 부활에 대한 우려
국내 제조업체는 2011년 상반기부터 모든 스마트폰과 고성능 피처폰에 통합 앱스토어 기능을 내장하기로 이통 3사와 합의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지난해 폐지된 위피(WIPI) 의무화 정책이 부활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들린다.
최성호 방통위 통신이용제도과장은 “국내 제조사들이 통합 앱스토어 활성화를 위해 자율적으로 이통사와 합의한 사항이지 강제적인 규정이 아니다”라는 점을 강조했다. 해외 제조업체의 경우는 어떻게 적용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통합 앱스토어 기능을 갖추지 않은 단말기도 국내 판매에 제한이 없다”고 말했지만, “통합 앱스토어 활성화 차원에서 이통사들이 해외 제조업체에도 통합 앱스토어 기능을 요구할 수 있지 않겠느냐”고 내다봤다.
WAC가 통합 앱스토어와 완벽하게 호환되는 형태로 제 시기에 출범한다면 위피 의무화 부활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는 어느 정도 잠재울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WAC 구축이 무산되거나 장기간 지연된다면 국내 이통사와 해외 제조업체는 통합 앱스토어 기능 지원을 놓고 줄다리기를 벌일 가능성도 높다. 외산 스마트폰이 한국 시장에 진출하기 위한 커스터마이징 사항이 하나 더 늘어나기 때문이다.
통합 앱스토어는 이제 막 설계에 들어간 셈이지만, 배를 띄우기 전부터 곳곳에서 암초가 발견되고 있다. 이 모든 암초를 해치고 순항한다면 국내 이통사들에게 새로운 장이 열리겠지만, 여러 암초 중에 하나만 걸린다고 하더라도 연쇄적으로 충격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
이통사들도 이러한 위험성을 잘 알고 있는 듯 하다. 각 이통사가 운영 중인 앱스토어는 현행대로 유지하기로 합의했다. 어찌보면 배를 설계하기도 전에 배가 가라앉아도 피해를 최소화 할 수 있는 보험을 각자 마련해둔 셈이다. 과연 통합 앱스토어호는 여러 암초를 뚫고 순항할 만큼 튼튼하게 건조될 수 있을까?
눈여겨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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